맛있게 기도합시다 베트남을 떠올리자면 입가에 미소부터 번진다. 나에게 베트남은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를 타던 설레임이다. 아니 어쩜 그 '설레임'을 넘어선 일종의 '경이로움'이다. 한 달여 동안 하노이를 중심으로 베트남 북부지역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장드보라선교사님과 조윤희누나, 사파에서 만난 블랙흐몽족 여자아이들, 같은 버스를 탔던 '마사키호리에', 처음으로 사귄 외국인친구 '행', 그리고 흥엔에서 만난 천진난만한 유치원아이들, 몇번이고 만나 우정을 나눈 현지 여행사직원 '남'... 머리 속에 한사람 한사람 떠올리자니 금방이라도 웃음이 날 듯하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얼굴은 역시 '투'와 '끄엉'이다. 7년전 장선교사님이 베트남으로 떠나시고는 선교사님을 교회본당 벽에 붙은 편지로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편지의 중요 내용 중 하나가 '투'와 '끄엉'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교회에서 선교라는 이름으로 하는 기도에는 꼭 그 '투'와 '끄엉'이 들어갔었다. 선교사님이 우리에게 기도 요청을 한 사람들. 그 '투'와 '끄엉'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정말 베트남 땅 하노이에 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예배 때 우리는 장선교사님댁의 소망교회에서 함께 예수나심을 축하하는 예배를 드렸다. 함께 말이다. 그리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기도를 했다. 그것은 나에게 말할 수 없는 감격이었고 경이로움이었다. 몇년전 편지에서 무심코 보았던 사람들, 그리고 건성건성이지만 내가 기도했던 대상들이 나의 옆에서 함께 찬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말이다. 그것은 정말 아멘이었다. 귀한 깨달음을 주셨다. 우리는 선교에 대해 기도를 할라치면 그저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마치 자신의 친구를 떠올리면 된다. '우리교회 1청년회 김상진'이 있듯이 하노이에는 투와 끄엉이 있고 소망교회 지체들이 있다. 상진이가 학교를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를 하듯 그들도 그 곳에서 그들의 생활을 하고 있다. 상진이가 믿음의 문제로 힘겨워하듯 그들도 똑같이 그런 문제들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이렇듯 바로 옆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그들을 생각해보면 된다. 마치 상진이에게 일주일 잘 지냈냐고 묻듯 그런 관심으로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면 된다. 어차피 한 성령으로 교통하지 않은가.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처럼 사는 동안 만날 수도 있을테고 어쩜 하늘나라에서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그때 그들이 이야기 하겠지. 정말 보고 싶었다고. 정말 고마웠다고. 정말로 사랑한다고.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그려보며 선교를 위해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다. -2002년 5월 19일 우리교회 청년회 주보에 올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