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어린이집이야기

NAME    진주
TITLE    단발머리

단발머리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중학교 이후론 단발머리를 한 기억이 없다.
고등학생일 때도 귀 밑 10센티 정도로 길이를 조금은 길게 해주었던걸로 기억한다.

추석 연휴 전 날,
큰 맘 먹고 미용실에 갔는데 혹시나 영 이상하면 어쩌나 걱정이다.
미용실 언니의 괜찮을거란 말에 "짧게 잘라 주세요" 했다.
잉~ 영 어색하다.

긴 연휴로 한 일주일 못보다 단발머리로 등장을 하니 아이들이 신기한 듯한 반응을 보인다.
주변에 모여들더니 머리띠도 빌려주며 해보라는 둥 여자아이들이 난리다.
애국조회를 하려고 전체가 모여있는 자리에서는 "진주 선생님, 귀엽다"하는 말도 들린다.
속으로 '어라, 이녀석들~ 귀엽다니?' 그러면서도 반응이 나쁘지 않아 싫지만은 않다
보는 사람들마다 "어? 머리 자르셨네요?"
어떤 어머님은 "아유~ 아깝게 왜 그러셨어요?"

오늘은 7살짜리 아이가 와서는 진지하게 묻는다
"선생님, 근데 머리 왜 자르셨어요? "
대답대신 " 왜? 이상해? "
웃으면서 "아뇨" 하는 아이에게 " 예뻐, 안예뻐?"라고 물어 반강제적으로 예쁘다는 말도 들었다.
아직도 거울을 볼 때면 어색해서 머리를 만지작거린다.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들은 내게 참 후하다.
어떤 변화든 늘 "우와~"다
바뀐 머리모양, 악세사리 하나에, 하다못해 앞치마만 바뀌어도 우와다.
매일 이렇게 칭찬 받고 생활하기란 참 어려운데, 그러고보면 난 참 좋은 환경에 있는건데
늘 칭찬 받으면서 난 늘 칭찬만 주면서 생활하고 있지 않다.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또 내 부족한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내겐 참 좋은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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