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어린이집이야기

NAME    이진주
TITLE    2005년 8월

작년 8월,
지금은 졸업하고 없는 7세반 보조 교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설레이던지요
초등학교 다니면서 유치원 선생님이 되겠다고 꿈을 꾸고,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내내 그 생각만 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거든요

그래서 말이예요
일을 시작하고 한 달은 하루 하루가 신기하고
아이들이 하는 말, 행동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곤 했어요

아이들이 사소하게 하는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생각하고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 하나 하나에 반응하고
아이들 표정에 관심을 갖고,
걱정스런 얼굴이면 조심스레 이유를 묻고
하는 말을 듣고, 대화하고
잘못했을 때 어떻게 가르쳐줄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상처 받지 않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꾸중하고
어디라도 아프다고 하면 기도해주고

그 땐 이렇게 했는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래요
그래서 7살 아이들과는 한 달간 함께 지냈는데두요 정이 참 많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날 참 좋아하기도 했구요

그 땐 내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냥 아이들과 함께 지낸거였어요

작년 8월은 그랬네요

일년 전엔 그랬군요 내가...

2005년은 고민을 많이 했던 때라 힘든 해로 기억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서 꼬깃꼬깃 접혀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꺼내고 보니 불과 일년 전 일이예요
내가 선생님이 된지 일년입니다.
이진주 선생님....

작년 8월 아이들은 나를 진주 선생님이라고 불렀어요
그 땐 내가 반이 없었으니까요
내가 선생님으로 처음 만난 아이들이 그렇게 불러줘서 그런지
'사과반 선생님' 보다는 '진주 선생님'이 좋습니다.
'이진주 선생님' 보다 '진주 선생님'이 더 좋습니다.

지금도 날 그렇게 불러주는 아이들이 있어요
내 이름이 좋은가봐요
헤헤..

2006년 8월, 예쁜 추억에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칼퇴근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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